
줄거리
조커는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된 한 남자가 어떻게 ‘조커’라는 상징적 존재로 변해가는지를 따라가는 영화다. 주인공 아서 플렉은 생계를 위해 광대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일상적인 소통조차 쉽지 않다. 그는 이유 없이 웃음이 터지는 증상으로 사람들에게 오해와 조롱을 받고, 사회는 그를 보호하기보다 점점 더 밀어낸다.
아서의 삶은 연속된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다. 직장에서는 해고를 당하고, 길거리에서는 폭력을 당하며,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가 의지하던 공공복지 시스템마저 예산 삭감으로 중단되면서, 아서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점차 기존의 도덕과 규범에서 이탈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아서가 악인이 되는 순간을 단번에 그리지 않는다. 대신 작은 상처와 무관심이 차곡차곡 쌓이며 그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결국 아서는 ‘조커’라는 인물로 재탄생하며, 개인의 비극이 사회 전체의 혼란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사회적 배경
조커가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의 문제를 단순한 정신 질환이나 성격의 문제로 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화 속 고담시는 빈부 격차가 극심하고, 사회 안전망은 무너져 있으며, 약자는 쉽게 버려지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배경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영화는 공공복지의 축소, 계층 간 단절, 무관심한 대중의 시선을 통해 “누가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서는 처음부터 폭력적인 인물이 아니었지만, 반복되는 외면과 조롱 속에서 점점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린다. 이는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되기 어려운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드러낸다.
조커는 영웅과 악당의 대결이라는 기존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거부한다. 대신 사회의 그늘 속에서 발생한 분노와 좌절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영화 개봉 당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동시에 많은 공감을 얻는 이유가 되었다.
총평
조커는 불편한 영화다. 명확한 교훈을 주거나, 악을 단죄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게 만든다. 이 점이 조커를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닌 사회 드라마로 평가받게 만든다.
특히 주인공의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아서 플렉의 불안한 눈빛과 몸짓은 그의 내면을 말보다 더 강하게 전달한다. 관객은 그를 연민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의 선택을 무조건 옹호할 수는 없게 된다. 이 모순된 감정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조커는 개인의 비극과 사회 구조의 문제를 날카롭게 엮어낸 작품이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겁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소외와 분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조커는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